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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남소송 [책과 삶]인류는 왜?…나쁜 걸 알면서도 전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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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57회 작성일 26-03-0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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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남소송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 혼란·충격 야기했지만 원인에 대한 해석 분분인간이 진화하며 더 크고 복잡해진 위험…가상공간·우주로 확장 위기전쟁의 원리 탐구, 전쟁을 없앨 순 없지만 평화의 길 찾기에 도움 기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전 세계를 혼란과 충격에 빠뜨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임박한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 설명은 아직까지도 단단히 고정되지 않은 채 흔들리고 있다. 자원을 둘러싼 다툼? 체제의 대립? 핵 안보 위협? 아니면 그저 지도자의 오판(혹은 결단)이었을까.
1932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지크문트 프로이트에게 편지를 썼다. 심리학자인 프로이트에게 ‘인류를 전쟁의 위협에서 구할 방법’을 찾기 위해 질문을 던진 것이다. 프로이트는 폭력이 인간을 포함해 전체 동물계의 특징이며, 싸우고 파괴하려는 충동을 억제할 방법이 없다는, 썩 만족스럽지 않은 답변을 내놨다. 그가 ‘죽음 충동’이라고 부르던 것이다. 이러한 탐구들의 결과는 <왜 전쟁을 하는가(Why War?)>라는 책으로도 나왔는데,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100년 가까이 더 논쟁을 하고도 논란이 있고 여전히 모호하다.
영국 군사사학자 리처드 오버리가 2024년 펴낸 <전쟁 충동>은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는 책이다. 현대전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기존 역사학의 경계를 넘어 인간과학 연구를 군사사와 결합해 인류와 더불어 줄곧 존재해온 전쟁의 작동 원리를 추적한다.
역사가들은 어떤 전쟁에 대한 설명을 쓸 수 있지만, 전쟁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더 큰 질문 앞에선 비켜서왔다. 저자는 수백만년에 이르는 시간을 오가며 선사시대의 폭력부터 현대의 조직화된 전쟁까지, 또한 지구 곳곳을 넘나들며 전쟁을 설명해온 일련의 가정과 주장을 검토한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 책의 1부에서 진화론적인 적응, 문화적 결정 또는 생태적 압력과 같은 인간과학(생물학·심리학·인류학·생태학)의 관점을, 2부에선 인류를 폭력으로 추동하는 자원·신념·권력·안보와 같은 동기들을 살펴본다.
전쟁이 ‘우리 유전자 속에 있다’는 관념은 사람들의 인식에 뿌리 깊이 박혀 있다. 제인 구달 연구팀이 침팬지를 장기간 관찰한 결과 침팬지 집단은 ‘매복 공격’까지 나서 약한 집단을 무너뜨리고 영역을 빼앗았다고 한다. 초기 인류의 ‘집단적 공격성’을 암시하는 이러한 폭력은 성공적인 집단이 친족을 보호하고 유전자 풀을 확대할 가능성을 키웠을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광범위하고 고의로 동족을 죽인다는 점이다.
이를 설명하는 개념이 ‘포괄적합도’이다. 친족집단을 구성하는 개인들이 주어진 환경 안에서 번식 성공을 높이기 위해 협력한다는 틀인데, 그 과정에서 친족 조직과 그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구분이 강화됐을 수 있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역사 시기로 넘어오며 병사들이 친족이 아닌 사람들과 함께 싸우고, 생물학적으로 무의미한 무리로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데는 ‘문화’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인간의 진화로부터 시작해 전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에 참여하게 하는 심리, 신념·관습과 같은 문화적 요인, 급작스러운 기후변화와 같은 생태적 요인을 폭넓게 넘나든다. “전쟁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것, 즉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환경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 끈질긴 주장은 쓸모없는 이분법이다. 먼 과거에 생물학적 생존은 번식 성공에 달려 있었고, 그것은 다시 진화적 적응의 결과였다. … 기후의 급격한 변화나 식량 자원 감소 같은 임의 효과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호모사피엔스와 함께 진화한 형질은 경쟁에서 생존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매우 강했다. 물론 그러려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규모로 경쟁자를 살해해야 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평화는 언제, 왜 깨질까. 해묵은 중동 분쟁에 대한 설명 중 하나가 ‘자원’이다. 두 차례의 페르시아만 전쟁은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 지역에서 오는 석유 공급에 대한 불안과 연결돼 있었다. 1991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벌어진 1차 전쟁에 이어 2003년에는 경제적 이익이 큰 지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정권 교체를 추구했다. 이후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는 명분으로 말이다.
4년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자원을 둘러싸고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충돌이 격해지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대리전으로 확대되면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석유·가스 공급의 위기가 초래되기도 했다. “오랜 세월 약탈자의 표적이 되어 온 자원은 약탈자가 문화적·경제적·정치적으로 그에 부여한 가치 때문에 그렇게 됐다. 가치의 구축은 왜 자원을 놓고 전쟁이 벌어졌는지를 설명해 준다.”
20세기 서방의 폭력에 맞서 이슬람 세계에서 부활한 지하드는 ‘신념’이 현실적인 동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나폴레옹과 히틀러로부터는 지도자의 자아도취와 오만이 어떻게 전쟁으로 연결되는지도 살펴본다. 때로는 불안과 의구심이라는 ‘안보’ 딜레마 자체가 전쟁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정작 저자는 마지막까지 속시원한 답을 내놓진 않는다. 오히려 전쟁은 복합적이며 따라서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 딱 하나를 집어낼 수 없다는 것이 결론에 가깝다. 스티븐 핑커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통해 문명화 과정에 의해 인류의 폭력이 꾸준히 감소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이 책은 냉철하게 현실을 응시한다. 앞으로도 생태위기, 자원 스트레스, 종교적 갈등 등 다양한 전쟁 요인들이 있고, 우주나 사이버 공간으로도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또는 미래의 국제질서에서 전쟁 없는 세계가 곧 출현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전쟁의 원인은 수천 년 동안 줄곧 있었다.”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은 불확실한 세계를 새삼 확인시켰다. “전쟁은 인간의 역사에서 매우 오래된 것이지만, 미래에도 전쟁은 존재한다.”
전쟁의 동인을 이해한다고 전쟁을 없앨 수는 없지만, 인류가 평화를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엿새째, 전쟁이 중동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군 잠수함이 스리랑카 해역에서 이란 군함을 어뢰로 공격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공망이 튀르키예로 향하던 이란 탄도미사일을 격추시켰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몰타 국적의 선박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선을 세계 각지로 확대하고 전쟁을 장기화하겠다는 이란의 전략과도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가 스리랑카 남부 해안에서 이란 해군 호위함 ‘아이리스 데나’호를 격침시켰다. 이 공격으로 130명의 승조원 중 최소 8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구조됐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국제수역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한 이란 전함을 미국 잠수함이 침몰시켰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뢰로 적군 함정을 격침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미군 어뢰가 호위함을 명중시켜 바닷물이 하늘로 치솟는 흑백 영상을 공개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32명을 구조하고 해상에서 시신 87구를 수습했다.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 부디카 삼파스는 구조정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호위함은 침몰해 기름띠만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 호위함은 스리랑카 영해 밖이었지만 배타적경제수역 내에 있었으며, 갈레 해안에서 44해리(81㎞) 떨어진 곳에 있었다. 아이리스 데나함은 인도 해군이 주최한 훈련에 참가한 뒤 귀항 중이었다.
이란은 미군의 공격에 분노하며 보복을 다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에 “미국은 이란 해안에서 2000마일(3218㎞) 떨어진 해상에서 만행을 저질렀다”며 “미국은 자신들이 세운 선례를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아이리스 데나함 격침을 두고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 미 공군 특수작전 표적 전문가인 웨스 브라이언트는 “그 군함이 누구에게도 임박한 위협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부와 군 전체가 임박한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건가. 이는 매우 위험한 군사적 월권 행위”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날 튀르키예로 향하던 이란 미사일이 나토 방공망에 요격됐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이라크와 시리아 상공을 통과한 뒤 동부 지중해 상공에서 요격됐다고 밝혔다.
이란이 튀르키예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나토 가입국인 튀르키예를 향한 공격은 이란이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는 주요한 징후로 평가됐다. 나토의 상호방위조항을 발동시켜 나토 32개 회원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
미군 관계자는 이란 미사일이 튀르키예 인지를리크 공군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인지를리크 공군기지는 미국이 핵무기를 배치해놓은 중요 군사시설로, B-61 전술핵폭탄 등이 포함돼 있다.
당초 튀르키예 측은 이란 미사일이 키프로스의 기지를 겨냥했으나 궤도를 이탈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추측이 맞더라도 영국군이 주둔하는 키프로스 기지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나토에 대한 도발로 해석할 수 있다.
이란은 튀르키예를 향해 미사일을 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란군 총참모부는 “이란은 튀르키예의 주권을 존중하며 어떠한 미사일도 튀르키예 영토로 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은 기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며 “나토는 전방위적으로 회원국 영토를 한 치도 빠짐없이 방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세계 석유 해상 수송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높여가는 가운데,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몰타 국적의 컨테이너선이 미확인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에 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상호방위협정을 맺은 파키스탄이 이란의 사우디 공격에 대응해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는 지난 3일 상원 연설에서 이란 측에 파키스탄이 사우디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사우디 영토를 공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발언했다. 상호방위협장은 당사국 중 하나가 침략받으면 다른 당사국도 침략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르 장관의 발언은 이란이 미·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에 대한 보복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 주재 미 대사관이 이란 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라스타누라 단지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분석가들은 이란이 전쟁의 전선을 확대해 미 동맹국들에 고통을 가하고, 세계 석유 시장을 교란하면서 ‘고통의 확대와 장기화’를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란도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 교체를 시도할 경우 이스라엘의 디모나 핵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보건부는 전날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인 926명이 사망하고 618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정치가 거대한 연극이라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지난달 20일 ‘윤석열 내란’ 입장은 부조리한 실험극 같았다. 극단 세력의 도움으로 당권을 쥔 그가 그들을 부정해야 하는 정치적 곤경을 감안하더라도 일반적 예상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었다. ‘절윤’ 요구를 침묵으로 뭉갤 거라 여겼는데, 오히려 “무죄추정” 운운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정당 대표 입장이라기엔 하나하나가 참담했지만,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라며 내놓은 ‘덧셈 정치’ 정의는 특히 충격이었다. 장 대표는 윤어게인 세력을 두고 “우리와 조금 다르다 해도 다양한 목소리와 에너지를 담아내는 게 국민의힘이 해야 할 역할”이라 했다. “함께 싸우고 계신 애국시민”을 호출하며 “국민의힘 깃발 아래 힘을 합쳐달라”고도 했다.
12·3 비상계엄을 구국 결단인 양 윤석열을 옹호하고 온갖 음모론으로 국민 통합을 부정하는 극단 세력을 ‘당원’으로 격상시켰다. 보수 1당을 공동체 안녕을 위해 도태돼야 할 극단 세력의 ‘숙주’로 제공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그들이 자격이 있는지 따지는 걸 떠나 장 대표가 금단의 열매와도 같은 이들을 세력 기반으로 공식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정치는 은원이 분명하다. 배신이 저류에 흐르지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갚음도 분명하다. 정치 또한 거래이기 때문이다. 거래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동혁의 ‘호윤(護尹·윤석열 지키기) 입장문’은 그가 극단 세력에 내민 정치적 계약서라 할 만하다.
장 대표를 보며 정치에서 ‘신뢰’를 생각하게 된다. 신뢰 없는 정치가 존재할 수 있는가. 배반의 기술로 자신과 그가 속한 정당의 생존을 도모하는 이런 모순이 존재해도 되는가.
장 대표의 ‘호윤’은 세 가지 점에서 공동체의 신뢰를 배반했다. 국민을 기망하고, 정치의 규범을 거부하며, 파국의 위험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우선 ‘무죄추정’의 기묘한 논리로 내란이란 정치적 사건을 법적 문제로 표변시켜 국민 인식을 뒤틀려 했다. 고대 그리스 때부터 소피스트들의 수법인 ‘골대 옮기기’라 할 것이다. 그간 재판부들의 일관된 판단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 군인을 국회에 투입한 순간 내란은 성립된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인 장 대표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법적 궤변으로 골대를 옮긴 건 시간을 벌려는 임시변통일 것이다.
반사이익에 기대는 한국 정치의 나쁜 풍토에 대한 허황한 기대가 엿보인다. 정치를 일종의 ‘투기 사업’으로 여겨온 그가 정치 풍향 변화에 베팅한 것일 게다(김광호 칼럼 ‘장동혁 정치’가 드러내는 불안). 그래서 법은 선동의 외양일 뿐 본질은 정략이다.
두 번째로 공동체의 규범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대통령은 그 지위에 요구되는 역할이 있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이를 ‘역할행동’이라 한다. 한 사회가 긴 시간에 걸쳐 축적해온 합의로 통합의 전제가 된다. 장 대표는 윤석열 파면으로 헌법적·정치적 기준이 세워진 대통령 역할행동에 대한 판단을 도외시했다. 마찬가지로 정당 대표에게도 걸맞은 역할행동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국가·사회는 물론 자신이 속한 정당의 통합과 지속에 책무를 다해야 한다. ‘절윤’을 하면 지지 기반도 권력도 잃게 될 터. 반면 ‘호윤·친윤’은 국민의힘 몰락을 의미하는 딜레마에서 장 대표의 선택은 ‘자신’이었다.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조차 “저기 무슨 대표고”라는 분노가 끓는 이유일 게다.
마지막으로 정치와 공동체 파괴의 위험성을 외면했다. 호윤이 가져올 결과다. 개인 영달을 위해 극단 세력을 불러들이는 건 독재의 수법이지, 민주국가 정치인의 선택이 아니다. 장 대표 또한 반동 세력을 정치에 이용하는 메피스토펠레스적 거래의 위험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 세력은 정당도 국회도 국가도 혼돈과 파멸로 이끈다. 1차 세계대전 패전과 대공황의 절망기에 선동적 극단주의로 대중과 권력을 장악해 정치를 해체하고 종국엔 국가마저 파탄 낸 나치가 준 교훈이다.
이제 그를, ‘장동혁의 국민의힘’을 놓을 때가 됐다. 국민을 실험실에 포획된 실험대상쯤으로 여기며 ‘진리를 모독’할 수 있다 계산하는 장 대표의 반지성을 더는 용인해선 안 된다. 공화와 신뢰가 신념인 보수라면 마땅히 나서야 할 ‘역할행동’이다. 그리된다면 장 대표의 호윤 도박은 역설적으로 우리 정치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침묵으로 극단 세력을 잠복시키는 것보단 낫다. 괴물이 괴물을 낳는 악순환만큼은 피해야 한다. 그게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정당한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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