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형사변호사 길어지는 원구성 협상에 민주당 ‘당혹’…종합특검법 두고 필리버스터? 여야 대치 고조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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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형사변호사 여야 원 구성 협상이 22대 후반기 국회 개원 50일이 넘게 공전하고 있다. 여당이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 2차 종합특검 연장안을 상정하겠다는 계획에 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여야 간 대치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예상보다 길어지는 국민의힘의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에 당혹해하는 기류가 읽힌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권창영 2차 종합특검 활동 기한을 연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종합특검법) 개정안을 상정해달라고 국회의장실에 요청한 상태다. 특검 수사 기한을 오는 24일에서 다음달 23일로 30일 연장하고 특검 파견 공무원도 현행 130명 이내에서 150명 이내로 늘리는 내용으로,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용 특검”이라고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권력을 쥔 여당이 강행한 4개 특검은 수사의 본질과 무관한 ‘도심 속 초호화 사무실 방값’으로만 무려 64억6100만원의 국민 혈세를 물 쓰듯 탕진했다”며 “왜 무고한 국민이 민주당의 정치 보복용 특검 남발에 따른 부동산 임대료까지 부담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 반발에도 종합특검법 의결을 늦출 순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 기한 연장안은 기간 만료 3일 전인 21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되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20일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해야 24시간 뒤인 21일 필리버스터 해제 표결을 한 뒤 의결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 정국에 돌입할 경우 지지부진한 여야 원 구성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놓고 여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지난달 30일 18개 상임위원회 중 법사위를 포함한 11개 위원장을 자당 의원들로 단독 임명했다. 7곳은 국민의힘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며 남겨두었지만, 국민의힘은 “밀실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해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다수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거나,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면 제2당이 상임위원장을 먼저 선택하는 제도를 법제화하자”고 역제안을 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인기 상임위를 야당 몫으로 양보한 만큼 1~2주 안에 국민의힘 내 복귀 여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민주당은 예상보다 길어지는 보이콧에 당혹해하는 기류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야당과도) 이야기가 어느 정도 된 상황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끌고 있어서 우리로서는 분노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다음주를 협상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끝내 민생을 외면한다면 민주당은 엄중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7개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단독으로 선출할 수도 있다는 압박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의 6·3 지방선거 결과가 예상을 밑돌았던 데다 정당 지지율도 하락 추세라 정치적 부담은 큰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검법 통과와 원 구성 협상은 분리해서 보고 있다”며 “민주당이 상임위 18개를 다 가져오려면 당 안팎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그런 상황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한 지난 17일 오후,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천을 따라 난 절벽은 습기를 머금은 채 회갈색빛을 띠었다. 걸음을 조금 옮기면 손에 닿을 듯한 넓고 매끈한 바위면이 약 7000년 전 신석기인들의 ‘캔버스’였던 반구대 암각화다. 이날 하루 종일 구름이 걷히지 않아 육안으로 바위그림을 찾아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 줌을 당기자 암면 위로 고래와 물고기, 육지동물의 형상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약 4.5m, 너비 약 8m의 중심 바위면과 주변으로 300여점의 그림이 남아 있다.
박미현 울산시청 학예연구사는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들면 영화처럼 그림이 살아난다”며 “이곳에서 약 20㎞ 떨어진 동해를 중심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반구천을 따라 암각화를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19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맞춰 열린 ‘제8차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의 문화유산 전문가 80여명이 함께했다. 박 연구사가 쏘는 레이저 불빛을 따라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카메라 렌즈를 암면으로 향했다. 암각화를 유심히 살피던 불가리아의 마리엘라 인코바는 기자들에게 자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불가리아 슈멘 절벽에 새겨진 부조 마다라 기수상도 자연에 노출돼 보존·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각국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면 좋겠다”고 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세계유산의 보존과 주민들의 삶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지 고민이 집약된 현장이기도 하다.
1965년 울산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사연댐이 들어섰고, 반구대 암각화는 그로부터 6년 뒤인 1971년 발견됐다. 문제는 사연댐의 만수위가 해발 60m인데,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면은 해발 53∼57m에 있다는 점이다. 이날 사연댐 수위는 46m 정도로 암각화는 수면 위에 드러나 있었다.
집중 호우로 댐 수위가 오를 때마다 암각화의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풍화가 가속됐다. 암각화 표면은 생성 당시와 비교해 약 24% 유실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7월12일 암각화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집중호우로 다시 물에 잠겨 37일간 침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연댐은 울산시민 식수의 약 40%를 공급하고 있다. 암각화 보존을 위해 댐 수위를 낮추면 생활용수 부족 문제가 뒤따른다. 정부는 암각화 보존과 식수 확보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 3개를 설치해 집중호우 때 물을 신속하게 방류하는 해법을 확정했다. 지난 4월 실시설계를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공사를 시작해 2030년까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수문이 가동되면 최근 연평균 38일가량인 암각화 침수일을 1일 이내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25년간 유로 변경 터널과 카이네틱 댐(가변형 임시 물막이), 다른 지역의 댐에서 울산에 물을 공급하는 방안까지 여러 대책이 논의됐다”면서 “수문 설치로 종지부를 찍기를 바라지만, 기후변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까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 부처별로 연이어 개최된 부동산 토론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부담금을 추가로 부과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된 이후 시장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부담금’ 구상은 가계부채를 줄이고, 덩치가 커진 가계부채가 야기하는 금융 불안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에게 막대한 비용이 떠넘겨지고, ‘현금 부자’들만 피해갈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논란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부동산 금융정책 경청 토론회’에서 비롯됐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제안했다. 쉽게 말해,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이자 이외에 국가에 부담금을 내게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에 따라 부담금 비율을 다르게 매기자는 것이다. 집값이 5억원 이상 15억원 미만이면 대출액의 1%를, 15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액의 2%를 부담금으로 매기는 식이다.
이 계산대로라면 15억원 아파트를 사면서 6억원 대출받으면 대출액의 2%인 1200만원을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다만 5억원 미만 주택은 부과 대상이 아니다.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집을 샀을 때도 부담금이 없다.
김 연구위원이 부담금 부과를 말한 배경은 주택을 살 때 대출 비용을 크게 높여서 고가 주택을 사려는 수요 자체를 누르자는 차원이었다.
그는 현재 집을 사서 얻는 이익이 대출 이자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한국은행이 부동산 시장 하나만 보고 기준금리를 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당국이 대출금에 부담금을 추가로 얹어 실질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자는 아이디어였다.
김 연구위원은 “고가 주택에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부과하면 차주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고, 이에 따라 고가 주택에 대한 가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러한 방식으로 고가 주택이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이끌며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준조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출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사회적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아니다. 지난해 7월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제기했다.
강 위원은 ‘가계부채 관리체계의 구조적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주택의 매매 또는 전세 여부와 관계없이 대출 금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부담금이 차등적으로 증가하는 누진적 거시건전성 부담금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고액 대출자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부과”하자고 주장했다.
‘부담금’ 주장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데도 이 같은 방안이 알려지자 SNS상에선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실수요자들에게는 충분한 대출을 해줘야 한다”, “공급을 하라니까 세금 걷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대출은 내 신용이나 자산을 담보로 능력껏 빌리는 것인데 언제부터 사회적 자본이 됐냐”며 대출을 사회적 자본으로 보는 시각에 발끈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일각에선 찬성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대출이 집값을 자극하다보니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당일에도 김원장 삼프로TV 부사장은 이 제안에 “열심히 건전하게 금융생활을 해서 높은 신용점수를 받아 대출을 받았는데 1200만 원을 더 내라고 하면 어떤 국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며 반박하기도 했다.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부자들’은 부담금을 내지 않아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심형석 미국 IAU 교수 겸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대출을 받는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매긴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최근 금리도 올랐는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다. 돈 많은 분들은 사실 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현재 대출 규제를 일부 풀어주는 조건으로 이 부담금 제도를 대안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에 대한 불만이 워낙 크다 보니, 대출 규제는 일부 완화해 주되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부담을 더 지우는 대안을 생각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 교수는 이 경우 투기 억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봤다. 그는 “기존 대출 규제를 풀면서 부담금을 부과하면 고가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부담금을 내고서라도 대출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집값 안정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권창영 2차 종합특검 활동 기한을 연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종합특검법) 개정안을 상정해달라고 국회의장실에 요청한 상태다. 특검 수사 기한을 오는 24일에서 다음달 23일로 30일 연장하고 특검 파견 공무원도 현행 130명 이내에서 150명 이내로 늘리는 내용으로,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용 특검”이라고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권력을 쥔 여당이 강행한 4개 특검은 수사의 본질과 무관한 ‘도심 속 초호화 사무실 방값’으로만 무려 64억6100만원의 국민 혈세를 물 쓰듯 탕진했다”며 “왜 무고한 국민이 민주당의 정치 보복용 특검 남발에 따른 부동산 임대료까지 부담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 반발에도 종합특검법 의결을 늦출 순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 기한 연장안은 기간 만료 3일 전인 21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되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20일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해야 24시간 뒤인 21일 필리버스터 해제 표결을 한 뒤 의결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 정국에 돌입할 경우 지지부진한 여야 원 구성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놓고 여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지난달 30일 18개 상임위원회 중 법사위를 포함한 11개 위원장을 자당 의원들로 단독 임명했다. 7곳은 국민의힘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며 남겨두었지만, 국민의힘은 “밀실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해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다수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거나,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면 제2당이 상임위원장을 먼저 선택하는 제도를 법제화하자”고 역제안을 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인기 상임위를 야당 몫으로 양보한 만큼 1~2주 안에 국민의힘 내 복귀 여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민주당은 예상보다 길어지는 보이콧에 당혹해하는 기류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야당과도) 이야기가 어느 정도 된 상황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끌고 있어서 우리로서는 분노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다음주를 협상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끝내 민생을 외면한다면 민주당은 엄중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7개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단독으로 선출할 수도 있다는 압박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의 6·3 지방선거 결과가 예상을 밑돌았던 데다 정당 지지율도 하락 추세라 정치적 부담은 큰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검법 통과와 원 구성 협상은 분리해서 보고 있다”며 “민주당이 상임위 18개를 다 가져오려면 당 안팎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그런 상황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한 지난 17일 오후,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천을 따라 난 절벽은 습기를 머금은 채 회갈색빛을 띠었다. 걸음을 조금 옮기면 손에 닿을 듯한 넓고 매끈한 바위면이 약 7000년 전 신석기인들의 ‘캔버스’였던 반구대 암각화다. 이날 하루 종일 구름이 걷히지 않아 육안으로 바위그림을 찾아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 줌을 당기자 암면 위로 고래와 물고기, 육지동물의 형상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약 4.5m, 너비 약 8m의 중심 바위면과 주변으로 300여점의 그림이 남아 있다.
박미현 울산시청 학예연구사는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들면 영화처럼 그림이 살아난다”며 “이곳에서 약 20㎞ 떨어진 동해를 중심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반구천을 따라 암각화를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19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맞춰 열린 ‘제8차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의 문화유산 전문가 80여명이 함께했다. 박 연구사가 쏘는 레이저 불빛을 따라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카메라 렌즈를 암면으로 향했다. 암각화를 유심히 살피던 불가리아의 마리엘라 인코바는 기자들에게 자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불가리아 슈멘 절벽에 새겨진 부조 마다라 기수상도 자연에 노출돼 보존·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각국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면 좋겠다”고 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세계유산의 보존과 주민들의 삶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지 고민이 집약된 현장이기도 하다.
1965년 울산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사연댐이 들어섰고, 반구대 암각화는 그로부터 6년 뒤인 1971년 발견됐다. 문제는 사연댐의 만수위가 해발 60m인데,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면은 해발 53∼57m에 있다는 점이다. 이날 사연댐 수위는 46m 정도로 암각화는 수면 위에 드러나 있었다.
집중 호우로 댐 수위가 오를 때마다 암각화의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풍화가 가속됐다. 암각화 표면은 생성 당시와 비교해 약 24% 유실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7월12일 암각화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집중호우로 다시 물에 잠겨 37일간 침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연댐은 울산시민 식수의 약 40%를 공급하고 있다. 암각화 보존을 위해 댐 수위를 낮추면 생활용수 부족 문제가 뒤따른다. 정부는 암각화 보존과 식수 확보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 3개를 설치해 집중호우 때 물을 신속하게 방류하는 해법을 확정했다. 지난 4월 실시설계를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공사를 시작해 2030년까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수문이 가동되면 최근 연평균 38일가량인 암각화 침수일을 1일 이내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25년간 유로 변경 터널과 카이네틱 댐(가변형 임시 물막이), 다른 지역의 댐에서 울산에 물을 공급하는 방안까지 여러 대책이 논의됐다”면서 “수문 설치로 종지부를 찍기를 바라지만, 기후변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까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 부처별로 연이어 개최된 부동산 토론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부담금을 추가로 부과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된 이후 시장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부담금’ 구상은 가계부채를 줄이고, 덩치가 커진 가계부채가 야기하는 금융 불안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에게 막대한 비용이 떠넘겨지고, ‘현금 부자’들만 피해갈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논란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부동산 금융정책 경청 토론회’에서 비롯됐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제안했다. 쉽게 말해,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이자 이외에 국가에 부담금을 내게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에 따라 부담금 비율을 다르게 매기자는 것이다. 집값이 5억원 이상 15억원 미만이면 대출액의 1%를, 15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액의 2%를 부담금으로 매기는 식이다.
이 계산대로라면 15억원 아파트를 사면서 6억원 대출받으면 대출액의 2%인 1200만원을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다만 5억원 미만 주택은 부과 대상이 아니다.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집을 샀을 때도 부담금이 없다.
김 연구위원이 부담금 부과를 말한 배경은 주택을 살 때 대출 비용을 크게 높여서 고가 주택을 사려는 수요 자체를 누르자는 차원이었다.
그는 현재 집을 사서 얻는 이익이 대출 이자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한국은행이 부동산 시장 하나만 보고 기준금리를 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당국이 대출금에 부담금을 추가로 얹어 실질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자는 아이디어였다.
김 연구위원은 “고가 주택에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부과하면 차주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고, 이에 따라 고가 주택에 대한 가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러한 방식으로 고가 주택이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이끌며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준조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출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사회적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아니다. 지난해 7월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제기했다.
강 위원은 ‘가계부채 관리체계의 구조적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주택의 매매 또는 전세 여부와 관계없이 대출 금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부담금이 차등적으로 증가하는 누진적 거시건전성 부담금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고액 대출자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부과”하자고 주장했다.
‘부담금’ 주장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데도 이 같은 방안이 알려지자 SNS상에선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실수요자들에게는 충분한 대출을 해줘야 한다”, “공급을 하라니까 세금 걷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대출은 내 신용이나 자산을 담보로 능력껏 빌리는 것인데 언제부터 사회적 자본이 됐냐”며 대출을 사회적 자본으로 보는 시각에 발끈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일각에선 찬성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대출이 집값을 자극하다보니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당일에도 김원장 삼프로TV 부사장은 이 제안에 “열심히 건전하게 금융생활을 해서 높은 신용점수를 받아 대출을 받았는데 1200만 원을 더 내라고 하면 어떤 국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며 반박하기도 했다.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부자들’은 부담금을 내지 않아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심형석 미국 IAU 교수 겸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대출을 받는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매긴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최근 금리도 올랐는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다. 돈 많은 분들은 사실 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현재 대출 규제를 일부 풀어주는 조건으로 이 부담금 제도를 대안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에 대한 불만이 워낙 크다 보니, 대출 규제는 일부 완화해 주되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부담을 더 지우는 대안을 생각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 교수는 이 경우 투기 억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봤다. 그는 “기존 대출 규제를 풀면서 부담금을 부과하면 고가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부담금을 내고서라도 대출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집값 안정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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